통합진보당 막장정치의 주역과 조연 김성구 소장

출처: 미디어오늘, 2012. 6. 7.


비례대표 경선 부정 논란에서 촉발된 통합진보당 당내분란은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로까지 발전하여 이제 검찰의 칼끝이 통합진보당을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압수수색을 통해 당원 명부를 비롯한 당의 핵심 자료들이 담긴 서버가 검찰의 수중에 들어갔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경선 부정과 폭력사태를 넘어 어디까지 나아갈 지 통합진보당으로서는 앞날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엄중한 사태 앞에서도 구당권파와 신당권파 간의 대립과 분쟁은 좀처럼 해결의 전망을 갖고 있지 않다.

구당권파든 신당권파든 이런 검찰의 개입과 보수언론의 종북 선동을 공안과 색깔론의 공세라고 격렬하게 반발하지만, 이는 검찰과 언론을 탓하기에 앞서 통합진보당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다. 새누리당이면 검찰이 수사하겠느냐 하는 반론을 제기할 문제도 아니다.

특히 구당권파는 이 기회에 종북 논란 때문에 자신들이 억울하게 핍박받는 것인 양 문제의 핵심을 호도하고 있다. 검찰과 조중동의 색깔론을 거론하며 역으로 이 종북 공세를 방패삼아 경선 부정의 비난을 피해가겠다는 속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종북논란이 아니라 비례대표 경선 부정이며, 이런 비리와 불법을 마다하지 않는 구당권파의 종파주의와 패권주의가 사안의 본질인 것이다. 

이 현안 문제에 대해 이정희 전 공동대표,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 등 이제까지 구당권파가 보여준 행태는 진보정치의 짧은 역사상 최악의 막장정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감히 진보당을 자처하면서 상식과 순리를 거부하고 온갖 궤변과 꼼수, 그리고 버티기로 일관하는 그 파렴치함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게 진보당 내부의 관행이었다는 점이다.

당권과 재정 장악을 위해서는 불법과 부정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 불법과 부정이 드러나도 당권은 놓지 않겠다는 것, 진보정치가 끝장나도 정파의 이해는 지킨다는 것, 당에 대한 헌신은 정파의 이익 때문이라는 것, 이런 게 구당권파에게는 관행이었고, 익숙한 사업방식이었다.

따라서 통합진보당의 과제는 비례대표 의원 이석기, 김재연 두 명의 사퇴와 출당만이 아니라 구당권파 자체를 당에서 정리하고 진보정치를 혁신하는 데 있다. 문제는 누가 이 과제를 떠맡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혁신비대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지만, 비대위원장 강기갑은 구당권파와 함께 당권을 분점하고 책임졌던 인물이다. 구당권파의 과오에 대해 책임을 공유하면 했지 혁신을 담당할 처지가 아니다.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 진보신당 탈당파도 책임에서 벗어나있지 않다.

이들은 이미 2008년 구 민노당 내의 패권주의와 종북주의를 비판하며 탈당, 진보신당을 결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총선에 앞서 진보신당을 탈당하고 민노당 구당권파, 국민참여당과 함께 현 통합진보당을 창당했던 것이다. 패권주의와의 재결합과 신자유주의의 포용은 이들의 기회주의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있어 의회 의석의 확보는 진보정치의 원칙과 혁신보다 더 중요했던 것이다. 요컨대 당내에서 패권주의가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기회주의가 협력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지도부 또한 통합진보당 막장정치의 배후세력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그 정파적 이해관계에 맞춰 민노당 출범이래 이 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를 끌어 왔고, 특히 현 위원장 김영훈은 신자유주의 국참당과의 합당까지 이룬 현 통합진보당에까지 지난 총선에서 배타적 지지를 관철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제 와서 배타적 지지에 대한 조건부 철회를 내세우고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주문하는 태도는 현 지도부의 방침을 비판해온 조합원들에게는 가증스런 모습으로 비칠 뿐이다. 민주노총 지도부, 이들은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혁신의 대상이다.

그러면 통합진보당에 남는 건 유시민의 국참당 세력뿐이다. 비례대표 경선 비리 문제를 제기한 것도 이들이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합당 때부터 논란의 중심이었던 국참당 세력은 사실 진보정당의 이념과 맞지 않는 신자유주의 세력이다. 좌파 신자유주의든 독일 신자유주의든 이들은 신자유주의를 지향한다. 그런데도 이들이 지금 혁신작업을 주도한다.

이런 인물들에 의해 통합진보당의 노선과 정체성이 새롭게 모색된다면, 아마도 통합진보당은 더욱 껍데기만 진보정당으로 남을 것이다. 지금도 통합진보당은 사회주의 강령을 포기한 당 아닌가? 참여연대와 시민단체 출신들은 이미 민주통합당에 대거 들어가 있는데, 또 하나의 민주통합당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통합진보당의 혁신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혁신에 실패한다면, 구당권파의 패권주의가 다시 당을 지배할 것이다. 혁신에 성공한다면, 진보정당으로서의 당의 정체성은 상실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혁신이 분당으로 이어질 지 여부도 별로 중요치 않다. 진보정치는 통합진보당을 넘어 새롭게 재구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덧글

  • 진격 2013/10/08 20:25 # 삭제 답글

    동의할 수가 없군요. 소설.을 쓰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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